<쥬라기월드: 도미니언> 쥬라기 세계의 마지막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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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룡들의 이야기

이슬라 누블라 섬이 파괴되면서 공룡들은 터전을 잃고 세상 밖에서 나타난다. 오랜 세월 동안 가장 강한 포식자였던 인간은 멸종되었던 지상 최강의 포식자들 앞에서는 쫓기는 입장으로 변한다. 그러나 공룡과의 공존을 위해 클레어는 불법 양육 시설에서 새끼 나수토케라톱스를 구출하기도 한다. 한 편 메이지는 복제인간으로 추격을 받고 있어 오웬과 클레어가 보호하고 있으나 사춘기 소녀를 언제까지고 품에 안고만 있을 순 없었다. 세상에 대한, 자신에 대한 궁금증으로 항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메이지를 복제인간 연구를 원하는 바이오신이 납치한다. 메이지를 되찾기 위해 오웬과 클레어는 바이오신을 쫒는다. 그리고 미국 서부에서는 거대한 크기의 메뚜기 떼가 재앙처럼 덮치고 이를 조사하는 앨리 새틀러 박사와 앨런 그랜트 또한 바이오신에 단서가 있을 거란 판단에 바이오신으로 잠입한다. 그렇게 마지막 공룡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쥬라기 공원에서 지금까지

1993년 개봉한 쥬라기 공원을 봤을 때의 그 충격을 잊지 못한다. 지금보다도 CG가 좋지 않을 텐데도 훨씬 더 무서웠다. 특히 랩터에게 쫓기던 부엌에서의 장면은 다시 봐도 간담이 서늘해진다. 마지막에 울부짖는 티라노사우르스 앞으로 흘러내리던 쥬라기공원 로고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벌써 6번째이자 마지막 영화가 나왔다. 쥬라기 공원 이후로 후속편이 계속 나왔으나 처음의 쥬라기 공원만큼의 강렬함은 없었다. 그렇지만 추억의 영화로 계속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챙겨봤는데 어느새 마지막 편이라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솔직히 반은 의리로 보러 간 영화인데 오히려 같이 보러 간 어머니가 훨씬 더 기대하고 좋아하셨다. 공룡에 대한 추억이 어머니께도 있었던 것 같다. 특히나 이번 영화는 쥬라기 공원에서 나왔던 앨리 새틀러와 앨런 그랜트, 이안 말콤 삼총사가 등장하고 있고 쥬라기월드 시리즈에서 나오는 클레어와 오웬이 다 같이 나오면서 추억을 더 되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장면에서 여러 시리즈들의 떡밥과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오마쥬들이 있어 보는 내내 같이 즐길 수 있었다. 특별하게 이 영화만의 큰 재미가 있다기보다는 이 시리즈를 계속 봐왔던 사람이라면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잘 되면 다음 시리즈가 나올지도 모르지만 아닌 경우에는 이제 쥬라기 공원에서 시작한 대장정이 막을 내렸으니 말이다.

 

공룡과의 공존이 가능할까?

이 영화에서는 계속 공룡과의 공존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욕심으로 다시 탄생시킨 엄청난 포식자인 공룡. 격리된 채로 계속 있었다면 괜찮았지만 다시금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세상으로 풀려나 인간을 위협한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는 자연 속에서 함께하는 공룡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들었다면 인간의 손에 다시 멸종시켜도 되는 문제인가? 영화가 질문하지만 쉽게 답하긴 어렵다. 내가 안전하리라 믿었던 도심 한가운데에서 공룡에게 공격을 당한다면 과연 사회가 잘 돌아갈 것인가? 혼돈에 빠지지 않을까. 전에 영화를 본 뒤 꿈에서 자고 있는데 내 방 창문에 공룡이 들어오려고 한 적이 있었다. 꿈이었지만 그 공포가 생생해서 깨서도 불안감에 가슴이 두근거렸었다. 그런 일이 매번 있다면 아마 난 제정신으로 살기 힘들 것 같다. 그런 공룡과 공존하라고 하면 안전한 내 삶을 지키기 위해 시청 앞에서 시위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끝에 영화의 메시지는 크게 와닿진 않았다. 차라리 이슬라 누블라 섬처럼 사회와 분리해서 생존케 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일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계속된 이유는 공룡을 이용해 매번 돈을 벌려고 했던 인간들의 욕심 때문이었다. 평화롭게 다른 세계에서 공존할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번번이 욕심으로 인해 매번 망치고 파괴되고 결국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욕심에 휘둘리지 않도록 아예 멸종된 동물은 다시 자연의 품에 돌아가도록 하는 게 맞을 거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도 말콤 박사의 말에 따르면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자연은 항상 방법을 찾는다. 결국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통제하려고 해도, 멸종시키려 해도 결국 공룡은 자신들이 선택할 것이다. 어떻게 살아남을지 말이다. 자연을 어떻게 하려고 한다는 생각 자체가 오만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을 뿐일 수도 있다. 어쨌든 지금 세상은 공룡이 없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