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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보는 하루

<도쿄 리벤저스> 과거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라!

왓챠 이미지 출처

죽을 뻔했던 내가 과거로 돌아왔다?!

한심한 인생을 살던 26살 하나가키 타케미치는 평소와 똑같이 누워 티브이를 보다 중학생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귄 여자 친구, 타치바나 히나타가 동생과 함께 악질적인 폭력단 "도쿄만지회"의 싸움에 휘말려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잠깐 감상에 빠지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다음날, 역 플랫폼에 서 있던 타케미치는 누군가에서 떠밀려 선로로 떨어지고 다가오는 열차를 보며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째서인지 12년 전 중학교 시절로 타임 리프 해 있었다. 꿈이라 생각하고 의미 없이 보내는데 뉴스에서 보게 된 인생에서 유일했던 연인 히나타를 보는 순간 눈물이 쏟아진다. 히나타를 진심으로 좋아했었다는 마음을 깨달으며 우연히 불량배에게서 구해준 히나타의 동생 나오토에게 12년 후 히나타와 나오토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며 꼭 누나를 지키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나오토와 악수하는 순간 갑자기 현대로 돌아온 타케미치에게 12년이 지나 죽지 않고 형사가 된 나오토가 찾아오고 타케미치에게 누나를 구해달라며 부탁하는데, 나오토와 악수를 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케미치는 과연 과거를 바꿔 현재의 히나타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중학생이 이래도 되나요

대체 이 만화 속 일본의 중학생 깡패들은 어떻게 자랐길래 그 어린 나이에 조직폭력이랑 누군가를 해하는 걸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건지 놀랍다. 귀여운 수준이 아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진 미화 만화 같은 느낌이다. 보다 보면 이거 괜찮은 걸까? 싶은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 칼로 누굴 찌른다던지 죽인다던지 그런 부분들이 보다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 와중에 의리와 자존심을 내세우는 데  뭔가 감동을 받으려고 하다가도 아 중학생이지, 아 깡패였지 하면 중간에 짜게 식을 때가 있다. 타케미치가 정말 답답할 때가 많아서 보기가 괴로울 때도 있었는데 오히려 타케미치의 두려움이 더 그 나이 때에 맞는 감정이 아닌가 싶은데 또 생각해보면 26살인데 대체 왜 그렇게 지질한지 속 터져서 앞으로 돌려보기 한 적이 몇 번 있다. 스토리가 계속 회귀와 지질함과 망설임과 실패의 반복이라 보다 보면 이 인간은 발전이라는 게 없고 중학생한테 고개 숙이고 어른이 맞나 싶을 때가 많아서 진짜 열받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보게 되었던 건 과연 이 스토리가 어떻게 될지 예측이 안되고 과연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 있을까? 해서였다. 물론 드라켄과 마이키같은 주인공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 때문에 보게 된 것도 있다. 주인공은 아무래도 마이키와 드라켄이 아닐까? 하지만 애니메이션보다는 만화책에서 오히려 더 타케미치가 소년만화의 주인공답긴 하다. 애니메이션에서는 타케미치가 너무 지질하게 그려져서 아쉬운 부분이다.

 

과거를 바꾸면 행복이 찾아올까

타케미치가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달라진다. 그러나 그 방향은 항상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이것만 바꾸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저것만 바꾸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하면서 계속 시도하지만 결과는 늘 파국이다. 한 때 나도 원망스러웠던 과거가 있었고 그걸 바꾸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그때 이렇게 할 걸, 그때 이런 선택을 했으면 지금이 훨씬 더 좋았을텐데 하고 말이다. 하지만 아마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분명 후회는 했을 거고 지금보다 나은 상황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인생은 하나의 선택만으로 모든 것이 다 바뀔 만큼 단순한 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선택지와 기로가 있고 그 모든 것을 완벽하게 좋은 방향으로 선택할 수도, 그 결과가 모두 좋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케미치를 보면서 응원하게 된다. 과거를 바꿔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고 싶어 하는 타케미치의 마음에 감정을 이입해 그가 과거를 바꿔 행복하길 바라게 된다. 비록 깡패들의 이야기이지만 어떻게 보면 아직 미숙한 아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상처받은 아이들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같이 나쁜 짓을 저질러도 오직 함께라는 이유만으로 죄책감을 덜어내며 어울리지만 현재에서 보면 그들이 꼭 행복하지만은 않다. 타케미치가 과거를 바꿔 과연 그 아이들도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 결말이 궁금해진다. 비록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타임리프의 기회를 얻은 타케미치가 어떠한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앞으로도 지켜보고 싶어 진다.